추운 날 따뜻한 나라로 가족 여행을 떠나는 공항에서 약간의 허세와 조금의 여유를 함께 바라는 심정으로 공항 서점에서 급하게 한 권의 책을 집어 들었다.
노란 배경에 창문 속 앙상한 가지만 드러내고 있는 어딘가 적막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표지가 눈에 띄었다.
책의 앞뒤 날개를 통해 작가에 대한 짧은 소개와 이 소설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아주 오랜 세월이 걸렸다는 내용만을 확인한 채 비행기에 올랐다.
비행기에서 그리고 일주일 간의 여행 기간 동안 주인공 '윌리엄 스토너'의 일생과 함께 했다.
누구보다 특별하고, 그 누구와도 비슷하게 평범한 삶을 살았던 <스토너>를 읽으며 행복과 불행, 성공과 실패, 기회와 대가 그 사이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인생을 지켜보는 것 같이 느껴졌다.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 일상적인 삶의 본질을 조용하게 담아내어 현실적이고 감정적인 심오함을 전하는 문학적인 보석으로 평가받고 있다. 1965년에 최초로 출판된 이 소설은 초판 2천 부가 모두 팔리지도 못하고 이듬해 절판되었다. 이후 50여 년이 지난 2006년 입소문으로만 돌던 이 소설이 뉴욕에서 재출간되었고, 2011년 프랑스 소설가 '안나 가발다'가 번역해 내놓은 뒤 유럽에서 인기를 끌었다. 지금은 30여 개국에서 이 소설이 팔리고 있으며, 초판본은 온라인 중고 시장에서 고가에 거래될 정도라고 한다.
이렇듯 <스토너>가 시간을 견뎌 전 세계 독자들의 공감을 얻는 데에는 인간의 보편성을 특별한 감성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스토너>는 미주리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교수 '윌리엄 스토너'의 삶을 다룬다. 그의 대학 입학에서 그의 죽음까지를 포함한 이 소설은 대부분의 주인공이 화려한 모험을 떠나거나 비범한 도전에 직면하는 것과는 달리, 스토너의 삶은 일상적인 고난과 승리로 가득한 조용한 여행이다.
소설의 강점 중 하나는 윌리엄스가 관계, 일, 개인적인 충족에 대한 복잡성을 탐구하는 보통 사람으로서의 스토너를 묘사하는 데 있다. 스토너의 문학과 교육에 대한 헌신은 일상 속에서 의미와 충족을 찾는 은유가 된다.
'존 윌리엄스'의 문체는 소박하면서도 강력하며, 언어에 대한 뛰어난 통제력을 보여준다. 소설은 주인공인 '스토너'의 조용하고 사색적인 성격을 반영하면서 독자를 이 캐릭터의 내면세계에 몰입시킨다. 작가의 간결함으로 깊은 감정을 전하려는 이 소설은 시대를 초월한 퀄리티의 증거이다.
본질적으로 <스토너>는 삶의 목적과 의미에 대한 명상이다. 스토너의 경험을 통해 소설은 사랑, 결혼, 야망, 개인 정체성 탐색 등의 주제를 탐험한다. 윌리엄스는 독자에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며 그들에게 자신의 선택과 남겨진 유산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도록 한다.
<스토너>에서의 캐릭터 개발은 탁월하며, 윌리엄스는 스토너의 여정에 기여하는 다양한 캐릭터를 현실적으로 묘사했다. 특히 스토너와 에디스 사이의 격동적인 결혼과 같은 관계는 세밀하고 복잡한 표현으로 서사에 깊이를 더한다. 이러한 캐릭터들은 인간 본성의 다양한 측면을 반영하는 거울 역할을 한다.
<스토너>는 대중 소설과 관련된 대표적인 특징인 탈출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그 가치는 평범한 삶 속의 아름다움을 포착하는 데 있다. 화려한 서사와 비범한 위업에 집착하는 세상에서, 윌리엄스는 독자들에게 존재의 조용한 구석에서 펼쳐지는 가장 깊은 영웅 행위를 감상할 것을 제안한다.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는 시간의 흐름에도 견딜 수 있는 문학적인 승리이다. 그 보통 사람의 탐험을 통해 일상 속의 아름다움을 포착하는 소설의 탐험적인 특성은 세대를 초월하여 독자들에게 울림을 전한다. '스토너'의 삶을 따라가면서 우리는 가끔 가장 깊은 이야기가 존재의 조용한 모퉁이에서 펼쳐지는 것임을 상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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