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 증류기술의 발견과 전파
위스키(Whisky 혹은 Whiskey)의 역사는 증류 기술의 전파 경로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기초적인 증류법은 기원전 2000년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시작되었다. 당시에는 이 기술을 통해 주로 선원들이 바닷물로 식수를 얻거나 향수를 만드는 데 사용했다. 이런 증류 기법으로 '알코올'을 만들게 된 사례는 8세기경 이슬람 화학자들에 의해서다. 그러나 술을 금하는 이슬람 세계에서는 알코올을 술로 사용하기보다는 향수나 다른 화학물질의 원료로 사용했다.
이후 200년 가까이 이어진 십자군 전쟁을 통해 동서양의 교류가 이어지면서, 이슬람의 증류기술이 유럽으로 전해져 '알코올'은 의학자들에 의해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며 ‘생명의 물(Aqua Vitae : 아쿠아 비떼)’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다.
15세기가 되어 독일의 연금술사 '브라운 쉬바이그'는 <증류 기술>이란 책을 통해 다양한 증류법을 알렸으며 유럽에서 거대한 증류기를 이용한 위스키, 브랜디, 보드카, 진 등의 다양한 종류의 증류주 생산이 이어지게 됐다.
l 위스키의 유래, 우스케 바하
위스키의 어원은 고대 게일어의 'Usque Baugh'(우스케 바하)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생명의 물'이라는 뜻의 우스케 바하가 이후 어미가 생략되면서 오늘날의 'Whisky'로 발전했다는 설이다.
아일랜드를 위스키의 발원지로 보는 이유는 기독교의 전도사인 생 패트릭(St.Patrick, 387~461)이 아일랜드인에게 가르쳐준 증류 기술로 술을 만드는 것이 위스키의 시초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역사적으로 아일랜드인과 스코틀랜드인은 같은 종족으로 지리적으로 인접해 많은 문화를 공유했기 때문에 위스키 또한 거의 비슷한 시기에 제조를 시작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문헌상으로는 15세기말 제임스 4세의 명령문에 위스키에 대한 언급이 나타난 것이 최초의 기록이다.
l 위스키의 발전을 만든 세금과 규제
15세기 이후 스코틀랜드 지역에서 위스키의 생산은 일반화되기 시작했다. 그러자 1644년부터 스코틀랜드 정부는 위스키에 세금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1707년 영국과 스코틀랜드는 양국 의회의 연방법 통과로 합병이 이뤄지게 된다. 합병 이후 대영제국은 부족한 재정을 충당하면서 스코틀랜드의 문화를 억압하기 위해 잉글랜드에서만 시행하던 몰트세를 1713년부터 스코틀랜드에도 부과하게 된다. 알코올 도수에 따라 세금을 매긴 '몰트세'는 증류주에 특히 높은 세금이 부과되었다.
이에 스코틀랜드의 위스키 제조업자들은 스코틀랜드 북부지방(Highland)의 산속에 숨어들어 달빛 아래서 몰래 위스키를 밀주(Moon Shiner)하기 시작했다. 싱글몰트 위스키 제품 이름에서 ‘글렌(Glen)’이란 단어를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이는 게일어로 ‘계곡’이란 뜻으로 이런 역사적인 배경에서 유래됐다.
이 당시 밀주 업자들은 주조 과정에서 ‘맥아(Malted barley)’를 건조할 때 석탄 대신 스코틀랜드 산속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이탄(泥炭, peat, 식물의 퇴적층이 만들어낸 일종의 석탄)을 사용했다. 이로 인해 이때 맥아에 자연스럽게 훈연이 스며들어 위스키에서 스모키한 향이 나게 됐다. 이후 증류된 원액이 쌓이자 남은 위스키를 저장할 공간이 없자 스페인에서 수입해 온 셰리 와인을 마시고 난 빈 오크통에 담아 산속 깊은 창고에 숨겨 보관하게 됐다. 시간이 지난 후 뚜껑을 열었을 때 투명했던 증류주 원액이 호박색으로 바뀌었고, 오크통에서 숙성되면서 와인향과 나무향이 위스키 원액과 섞여 복합적인 맛과 향을 풍기는 매력적인 술로 변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를 양성화하려고 아일랜드의 지주이자 상원위원인 알렉산더 고든이 1823년에 소규모 증류업소에서 저렴한 세금으로 위스키를 만들 수 있도록 새로운 조세법을 제안했는데 이 법이 통과되면서 새 위스키법이 공표되어 많은
귀족 및 왕실까지 공공연하게 불법적으로 만들어진 위스키를 즐기는 수준에 이르자 아일랜드의 지주이자 상원위원인 알렉산더 고든이 1823년에 소규모 증류업소에서 저렴한 세금으로 위스키를 만들 수 있도록 새로운 조세법을 제안하였고, 이 법이 통과되면서 면허세를 내고 합법적인 양조가 가능하게 되었다.
1824년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의 '더 글렌리벳' 최초로 면허를 취득한 증류소가 된다.
아메리카 대륙의 위스키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0년대 후반 미국 내에서 농민들로부터 금주에 대한 요구가 거세게 일어나자, 미 연방정부는 공식적으로 미국 내에서 음주를 금지하는 '볼스테드 법'(Volstead Act) 을 시행한다.
이후 미국 내에서 술 생산이 전면 금지되면서 밀주 제조와 불법으로 운영하는 술집(Speakeasy)가 성행하기도 했다. 미국의 위스키 산업은 금주법이 해제된 1933년까지 크게 위축됐고, 오히려 캐다나의 위스키 산업이 부흥하는 계기가 되었다.
l 위스키의 세계화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생산, 소비되던 위스키는 1923년 일본의 다케쓰루 마사타카가 일본 주류회사 산토리의 창립자 도리이 신지로와 함께 일본 최초로 야마자키 증류소를 설립했고, 훗날 독립해 니카 위스키를 설립하게 된다.
다케쓰루 마사타카는 스코틀랜드의 양조 기술을 제대로 구현한 정통 위스키를 1929년에 최초로 선보였다.
산토리는 2014년 메이커스 마크, 짐 빔 등을 생산하는 미국의 '짐 빔' 증류소를 인수해 세계 증류소 시장의 3위 업체로 도약하였으며, 2015년에는 짐 머레이의 위스키 바이블에서 '야마자키 셰리 캐스크 2013'이 1위를 기록하며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명성과 인기를 얻는 위스키 브랜드로 거듭나게 되었다.
이제 100여 년의 역사를 보유한 일본을 포함해 전통적인 위스키 생산국은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미국, 캐나다 정도였다. 여기에 최근 호주, 대만, 인도 등이 가세하면서 이제 위스키는 전 세계인이 즐기는 술이 되었다.
특히, 대만의 '카발란'은 2010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열린 위스키 블라인드 테이스팅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고, 2017년 국제주류품평회 'IWSC'에서 '월드와이드 위스키'를 수상하며 세계적인 위스키 브랜드로서 위상을 갖춰나가고 있다.
l 스카치 싱글몰트 위스키 수출액 10억 파운드 돌파
2016년 영국의 스카치 싱글몰트 위스키의 수출액이 처음으로 10억 파운드를 돌파했다. 2020년 영국의 블렌디드 위스키 등을 포함한 전체 위스키 수출액은 약 50억 파운드에 달한다고 한다.
그리고 경매 시장에서는 2019년 런던 소더비에서 맥켈란의 '파인 앤 레어 시리즈 맥캘란 1926 60년 제품이 125만 2000 파운드(약 21억 원)에 낙찰되며, 세상에서 가장 비싼 위스키로 기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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