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ormation
제품명 ㅣ포로지스(Four Roses) 싱글 배럴
종류 ㅣ버번 위스키
용량 ㅣ 700 ml
ABV ㅣ 50 %
국가 ㅣ미국 켄터키주
구입처 ㅣ 제일세계주류
가격 ㅣ 105,000 KRW (서울페이 사용)
Tasting Notes
'와일드 터키 101' 8년을 완병하고, 버번 위스키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나의 두 번째 버번 위스키로 '와일드 터키'와 함께 버번 입문 3 대장으로 불리는 '메이커스 마크'나 '버팔로 트레이스' 로 버번의 기본을 다져볼까 고민을 하다가, 프리미엄 버번은 어떤 느낌일까 더 궁금해졌다. 그래서 와일드 터키의 상위 라인업인 '레어브리드', '러셀 리저브 싱글배럴'사이에서 고민하다가 반쯤 충동적으로 '포로지스 싱글배럴'을 나의 두 번째 버번을 선택했다.
퇴근 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장교 빌딩 지하 1층에 '제일세계주류'에 가벼운 마음으로 뭐가 있나 둘러나 보자고 들렀는데, 어느새 내 손에 '포로지스 싱글배럴'이 안겨있었다. 정말 본능이 이성을 지배한 순간이었다.
다른 대부분의 버번 위스키 처럼 케이스는 없었다. 대신 병목에 가죽 태그와 함께 제품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달려 있다. 그리고 전면 하단에 싱글 배럴답게 저장소와 배럴의 일련번호까지 친절하게 라벨에 표기해 두었다. 제품에 따라 수기로 적힌 것도 있다고 한다. 내가 구매한 제품에는 스탬프로 찍혀 있었다.
일단 색상은 지금까지 봐왔던 위스키 중 상당히 진한 편에 속한다. 최근에 리뷰한 글렌파클라스 12년보다 조금 더 짙은 색상을 띠고 있다. 버번 위스키를 규정할 때 위스키 원액 이외에 조미료, 색소 등의 다른 첨가물을 넣지 않게 되어 있어서 별도의 표기를 라벨에서는 찾을 수 없었지만 '내추럴 컬러'가 아닐까 추측된다.
향은 50%의 높은 알코올 도수에서 날카로운 알코올 냄새로 가장 먼저 코를 찌르지만 바로 이어 버번 특유의 바닐라 혹은 캐러멜의 달콤한 향과 함께 와일드 터키에서 느낄 수 없었던 화사한 과일향이 느껴진다. 살구나 배의 향이라고 공식 노트에서 확인할 수 있었는데, 내가 느낀 바는 체리나 오렌지에 가까웠다.
입안에서도 버번 위스키다운 존재감을 보여준다. 달달하면서도 입술이 따끔할 정도의 스파이시함 속에 의외로 짠맛을 느낄 수 있었다. 매시빌에서 옥수수 이외에 라이(호밀)의 비율이 높다고 알려져 있는데, 거기에서 오는 특성인지 궁금했다. 아직 경험하지 못한 라이 위스키가 더 궁금해졌다.
목 넘김 이후에는 역시 ABV 50%에서 전해지는 스파이시함이 식도를 타고 내려가면서 반대로 목뒤에서 코끝으로 확 끌고 올라온다. 이후에 뜨끈함이 몸 전체로 퍼지는 동시에 단맛과 고소함이 오랫동안 지속된다. 마지막에는 진함 고소함이 끝까지 이어지는데, 곡물이나 콩을 씹었을 때만큼 길게 여운을 남기는 게 '포로지스 싱글 배럴'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다.
알코올 도수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느낌. 이른바 '타격감' 때문에 '버번 위스키'를 찾는 사람들에게 '포로지스 싱글배럴'은 좋은 선택은 아닐 수 있다. 왜냐하면 강력함만이 이 위스키가 가진 유일한 매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버번의 세계를 경험해 보고 싶은 분들에게 화사함과 부드럽고 섬세한 피니시를 찾는다면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포로지스'를 마시면서도 느꼈지만, 버번 위스키는 한 번 시작하면 딱 한 잔으로 잘 끝이 나질 않는다. 그리고 마실 때도 글렌 캐런 잔 보다는 언더락 잔에 얼음을 넣지 않고 니트로 따른 후 한 번에 털어 넣게 된다. 가끔 50%의 알코올 도수가 너무 부딤스럽다면 콜라와 함께 버번콕이나 하이볼로 즐겨도 좋고, 고기류를 안주 삼아 마시기도 좋다. 그래서 요즈음엔 캠핑용 술로 버번 위스키 한 병을 가지고 가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이렇게 즐기는 방법이 다양하다 보니 유독 버번은 다른 위스키에 비해 줄어드는 속도가 빠른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 위스키를 마시면서 노래 한 곡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Poison의 <Every Roses Has Its Throne>
Brand Story
포로지스의 이름과 라벨에는 로맨틱한 일화가 전해진다. 창립자 '폴 존스 주니어'가 연인에게 프러포즈한 후 그의 연인이 청혼에 대한 승낙의 의미로 다음 만남에서 4송이의 장미꽃을 달고 나타났다는 러브 스토리에서 이 브랜드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1888년 창업한 이래 탄산수로 유명한 시그램과 디아지오를 거쳐 현재 일본 주류 기업 기린이 소유하고 있다. '포로지스'는 미국 내에서도 독특하게 총 10개의 레시피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각의 레시피는 2개의 매시빌(Mash Bill) 과 5개의 다른 효모를 사용하는 증류법을 혼합하여 만들어졌다.
캐나다 음료 업체였던 '씨그램'이 운영하던 시절, 미국 시장을 외면하고 일본 및 유럽 시장에 집중하며 또 다른 시장을 개척하던 암흑기를 거쳐 2002년 '기린'이 인수한 이후, '포로지스'는 프리미엄 버번 위스키로서의 명성을 되찾으며, 현재 미국 내에서도 제품력을 인정받으며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 공정을 수작업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싱글 배럴은 7년에서 9년 정도의 숙성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2022.12.31 - Whisky Tasting Note #2 : 와일드 터키(Wild Turkey) 101 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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